"(집을)살 수는 있어요. 그런데 집을 보긴 어려워요. 거래도 거의 없어요". (서울 강남구 A공인중개사)
지난 10일
이 찾은 서울 강남구 일대 공인중개업소 밀집 지역은 적막감이 흘렀다.
아직 문을 닫은 부동산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집을 알아보러 온 손님도 찾아볼 수 없었다.
강남권 공인중개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집을 보여주기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매매 건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A공인중개사는 "원래 이 동네는 집 안을 보지 않고 매물이 나오면 거래하는 편이지만 요즘에는 더욱 실제로 (집을)보는 것이 어렵다"며
"손님들도 코로나19 때문에 아예 움직이지 않아 거래가 줄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더해 정부의 12·16, 2·20 대책에 따라 아파트 매매 수요가 줄어든 것도 거래 감소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
B공인중개사는 "계속 (매물이)빠지고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 강화로 자금출처를 소명해야 하기 때문에 이전보다 (아파트를)사려는 사람이 줄어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강남권의 경우 래미안대치펠리스 등 신축 아파트의 가격 변동은 없고, 일부 구축 아파트는 조금씩 내렸다.
A공인중개사는 "신축 아파트 가격은 전혀 내려가지 않았고 오래된 아파트들이 조금 내려갔다"며 "아직은 가격조정이 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감정원의 3월 첫째주(2일 기준) 주간 마마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을 보면 강남·서초·송파 아파트 매매변동률은 전주 대비 각각 0.08%, 0.08%, 0.06% 하락했다.
2월24일 기준 매매변동률(-0.06%, -0.08%, -0.08%)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2월17일 변동률(-0.07%, -0.1%, -0.12%)보다는 하락폭이 다소 줄었다.
서울 마포구 일대도 거래 상황은 강남과 비슷하다.
이곳 역시 부동산들이 정상 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손님은 드물었다.
마포구 C공인중개사는 손님이 들어오자 마스크를 황급히 착용했다.
그는 "일단은 지금 시기에 집을 본다는 것이 쉽지 않다"며 "서로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는 단기적인 요인이라 시간이 지나면 거래는 서서히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현재도 매매는 줄었지만 급매물을 잡으러 오는 손님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인중개사들의 모임인 공인중개사협회도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지난달 17일부터 신규 공인중개사 교육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했다고 하더라도 새로 개업을 하기 위해서는 각 협회 지부에서 3일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데 모두 중지됐다"며
"신규 공인중개사를 배출할 수도 없는 데다 이미 교육을 이수한 중개사들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개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